서 론
현재 하지의 악성종양에 대한 광범위 절제술 후 발생하는 결손이 큰 부위의 재건에는 유리피판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1]. 최근 발표된 대규모의 코호트 연구에서 95% 이상의 높은 유리피판술 생존율이 보고되는 등 점차 유리피판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2,3]. 그러나 긴 수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큰 단점이다. 이러한 긴 수술 시간은, 수술 시간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환자가 있을 뿐 아니라, 실제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의 환자에서 수술 후 전신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경골의 전면부가 노출된 결손은 주변의 연부조직이 부족하여 유리피판술을 이용한 재건이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유리피판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선택 가능한 대안이 많지 않은 부위이다[4]. 이에 저자는 종아리의 전면부에 발생한 육종에 대한 광범위 절제 후 경골이 노출된 결손을, 봉합 앵커(suture anchor)를 이용해 경골에 고정하는 전진 피판술 및 부분층 피부이식술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재건한 증례 보고를 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헬싱키 선언의 원칙에 따라 수행되었으며, 환자로부터 의학용 사진에 대한 연구 목적의 사용과 출판에 대한 사전 동의를 취득하였다.
증 례
59세 여자환자가 왼쪽 정강이의 종괴를 주소로 타병원에서 시행한 조직검사 상 점액섬유육종으로 진단받고 외래에 내원하였다. 전신 검사상 전이가 없어 수술적 치료를 하기로 하였다. 정형외과에서 광범위 절제술 후, 성형외과에서 연부조직 결손에 대한 재건 수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환자는 긴 수술 시간 및 재수술 가능성에 대해 염려하며 유리피판술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였고, 환자의 의사를 고려해 가능하면 국소피판술 또는 피부이식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정형외과에서 광범위 절제술 후 발생한 결손은 14×6 cm 크기였고 내측으로 10×2 cm 크기로 경골이 노출되어 있었으며 전경골근 및 장지신근이 일부 절제되어 있었다(Fig. 1). 재건술은 2인의 교신저자 중 1인(JWP)에 의해 시행되었다. 노출된 경골을 덮기 위하여 결손부 내측의 연부조직을 피하지방층을 따라 경골의 내측 부위까지 박리하여 전진피판을 거상하였다. 거상한 피판으로 10×2 cm 크기로 노출된 경골을 다 덮을 수 있었으나 장력이 가해지면 피판이 움직이면서 경골이 노출되었다. 이에 집도의는 경골에 의료용 드릴을 이용하여 작은 구멍을 5개 뚫어 3-0 Vicryl을 이용하여 피판을 경골에 고정하였다. 경골의 구멍은 경골을 완전히 통과하게 뚫었다. 이후 Vicryl 봉합사를 전진피판에 꿰매어 경골 외측에 피판이 안전하게 고정되게 하였다(Fig. 2). 피판을 고정한 후 피판의 고정부위와 전경골근 사이에 노출된 매듭과 경골의 전연부에 대해서는 광범위 절제술 시 절제되어 있던 전경골근의 일부를 근막으로부터 박리하여 피판의 진피와 봉합하였으며(Fig. 3), 경골이 피판으로 모두 덮인 것을 확인한 후 허벅지에서 수집한 부분층 피부이식을 근육 위에 시행하였다(Fig. 4). 수술 종료 후 진공 보조 폐쇄(vacuum-assisted closure)를 7일간 적용하였으며, 환자는 특별한 합병증 없이 수술 후 14일째 퇴원하였다. 환자는 상처 관련 합병증 없이 회복되었으며, 수술 후 1년째 추적관찰 결과 발과 발목의 기능적인 문제 또한 없었다(Fig. 5).
고 찰
악성종양 절제술 후 하지 재건에 있어서 유리피판술은 현재 가장 선호되는 수술 방법 중 하나이다[1]. 유리피판술에 대한 해부학적, 생리학적 이해가 높아지고 수술 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유리피판술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적응증은 점차 확대되어 왔다[2,3]. 그러나 여전히 긴 수술 시간은 환자가 유리피판술을 거부하는 한 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에서 임상의가 유리피판술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요소와 더불어 유리피판술 후 낮지 않은 비율로 존재하는 피판의 괴사 및 재수술, 공여부 부작용 등에 의한 환자의 위험도를 고려하였을 때[5], 국소피판술 또는 피부이식이 가능한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강이 부위는 연부조직의 여유가 없고, 악성종양에 대한 광범위 절제술 후 뼈가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하기에 유리피판술을 제외한 다른 선택지를 가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4]. 비복근 피판술, 가자미근 피판술 등의 국소피판술을 시행 후 피부이식을 하는 방법도 있으나 근육의 두께가 두꺼워 상대적으로 미용상 결과가 좋지 않거나 근육을 박리할 때 근육 및 신경 손상의 위험이 있어 기능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1]. 또한 결손된 면적이 큰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에 본 증례를 통해 공여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유리피판술보다 짧은 수술 시간으로 적절한 미용적, 기능적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보고하였다.
연부조직을 뼈에 고정하는 것은 이전부터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해왔던 방법으로 처음에는 정형외과 혹은 수부외과에서 조직을 뼈에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였으나[6] 점점 영역이 확장되어 성형외과, 두경부외과 영역에서도 사용하게 되었다. 뼈에 구멍을 만든 뒤 고정 나사못을 단단히 고정하고 근육 혹은 피부피판을 봉합사로 고정하는 방법이 대표적인 것으로, 사강을 없애거나 탈장 수술 시 단단하게 보강을 하거나 근육을 당겨 올리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다[7-10].
상대적으로 얇은 피판을 고정하기 위해 경골에 구멍을 뚫어 봉합사로 고정을 하고 주변 근육을 피부피판과 연결한 후 피부이식을 하여 성공한 본 증례를 통해, 재건 방법의 선택지가 제한적인 환자에 있어서 피부피판을 뼈에 고정하는 방법으로도 재건할 수 있음을 보고하고자 한다. 수술 방법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피부피판이 얇거나 피부이식을 얇게 덮은 경우에 작은 금속이라 할지라도 압력을 줄 수 있으며 외상에 의해 새로운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나사못이 아닌 흡습성 봉합사만을 이용해서 이러한 위험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였다. 또한 흡습성 봉합사로 고정을 함에도 충분히 장력을 견디며 수술 후 1년 후에도 특별한 부작용 없이 고정된 피판을 유지하게 된 것을 확인하였다.
경골 앞부분은 상대적으로 피부가 부족하고, 하지 운동시 다른 부분의 연부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경골 앞부분의 연부조직 재건이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4,11], 재건수술 시 안정적으로 고정이 될 수 있다면 수술 후 환자가 하지 운동을 할 때 추가로 장력이 많이 가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본 증례에서는 이와 같은 특성을 이용해 피부피판을 뼈에 고정하는 방법으로 경골 앞부분의 연부조직 결손에 대한 재건을 시행하였다. 전경골근의 경우 발의 등쪽 굽힘과 외번을 담당하는데 수술 후 전경골근과 관련된 기능적인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 증례에서는 종괴의 절제 시 전경골근의 기능을 최대한 고려하며 시행하였고 재건을 위해 근육을 박리할 때에도 주변 근막으로부터의 박리만 시행하고 추가적인 근섬유의 절단은 시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저자는 경골에 구멍을 뚫어 전진피판을 고정하여 경골의 노출 부위를 유리피판술 없이 재건하였으며 미적으로 그리고 기능적으로 성공적인 치료를 할 수 있었다. 이에 본 치료 경험을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